은행권이 대출심사를 깐깐하게 하거나 금리를 높여 대출을 줄이는 정책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3분기 가계 주택에 대한 대출태도지수가 -6으로 2분기(-6)와 같은 수준을 보이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태도지수는 18개 은행 여신 업무 총괄 담당자들의 의견을 들어 지수화한 것으로 -100~100 사이에서 결정된다. 지수가 낮아질수록 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하겠다는 의미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조치를 시행하는 점도 마이너스통장 잔액을 늘리는 요소다. 금융 당국은 오는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 조치를 시행하며 차주(돈 빌리는 사람)의 상환 능력을 벗어난 가계대출 관행에 본격적으로 고삐를 죌 계획이다. DSR은 연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로 현재 은행 대출은 40%, 비은행 대출은 50%로 규제되고 있다.
문제는 마이너스통장이 가계 부채 관리라는 큰 틀에서 볼 때 숨어 있는 ‘구멍’이라는 점이다. 마이너스통장은 한도 약정액이 아닌 대출잔액만 각종 가계부채 통계에 잡히고 있어 한도 약정액을 기준으로 보면 대출 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다. 또 마이너스통장 잔액 증가는 가계부채 질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 마이너스통장은 일반 신용·담보대출보다 0.3~1.0%포인트 정도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통장은 원금은 물론 이자도 당장 상환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여서 빚을 계속 쌓아둘 수 있다는 점 역시 문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주담대 금리가 높아지자 차주가 신규 대출을 신청해 깐깐하게 심사받을 바에 그냥 좀 더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기존 마이너스통장에서 돈을 빼다 쓰는 경우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고 월 단위로 이자가 붙어 대출 잔액이 많을수록 대출이자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