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보이스피싱… 부산 피해자 절반 이상이 40·5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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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20회 작성일 20-09-23 08:46본문
최근 50대 A 씨는 딸을 사칭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SMS)에 깜빡 속았다. 딸을 사칭한 문자에는 “폰이 고장나서 그러는데, 아무 편의점에서 구글기프트 카드 15만 원권 2장을 사서 뒤에 코드번호만 알려 줄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 씨는 평소 딸과 문자상의 말투가 비슷해 인근 편의점에서 기프트카드를 구입 후 코드번호를 보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메신저피싱에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지인을 사칭해 문자를 보내거나 ‘악성 앱’을 스마트폰에 몰래 심는 등 보이스(메신저)피싱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면서,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은 살인 등 흉악 범죄를 제치고 부산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불안해하는 범죄로 선정됐다. 부산 경찰은 보이스피싱을 7대 핵심 과제로 선정해 ‘뿌리 뽑기’에 나선다.
흉악 범죄 제치고 ‘가장 불안한 범죄’
올 피해액 313억 원,전년비 65% 증가
피해자 10명 가운데 2명은 20·30대
부산경찰청 ‘보이스피싱과의 전쟁’
전담팀 늘리고 연령대별 맞춤형 대응
범인 검거에 강력팀 형사들도 투입
22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올 1∼8월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313억 70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9억 8000만 원에 비해 65.3% 증가했다. 전체 피해 건수 1273건 중 761건이 40·50대 중장년층에서 발생했다. 보이스피싱을 당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는 20·30대도 297건의 피해를 입었다.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의 불안도 높아지고 있다. 부산 경찰이 최근 시민 등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성 응답자의 25.3%가 ‘일상생활 속 시민이 느끼는 가장 불안한 범죄’로 보이스피싱을 꼽았다. 살인, 강도, 성범죄보다 높았다. 또 여성의 21.7%도 보이스피싱이라고 응답했다.
보이스피싱 수법이 수사기관 등을 사칭하는 고전적 수법에서 최근에는 휴대전화 문자, ‘악성 앱’ 설치 등으로 진화하면서 피해가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휴대전화 문자의 경우 보이스피싱 조직이 불법적 방법으로 획득한 개인 정보를 이용해 가족이나 지인인 것처럼 문자 메시지를 보낸 후 돈이나 기프트권 코드번호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들은 코드번호를 인터넷상에 판매해 곧바로 현금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대다수 보이스피싱 일당들은 아들이나 딸인 것처럼 속인 후 “구글 기프트카드 10만 원권 5장을 구입한 후 코드번호를 보내 달라”는 문자를 보낸다.
또 휴대전화에 악성 앱을 설치하는 수법도 기승을 부린다. 악성 앱은 피해자와 보이스피싱 조직을 자동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악성 앱 설치를 위해 우선 피해자 휴대전화에 “대출 신청을 위해 ‘모바일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출처 불명의 URL 주소가 담긴 문자를 전송한다. 이후 피해자가 URL 주소를 클릭하면 자동적으로 악성 앱이 설치된다. 이후 피해자가 악성 앱이 설치된 휴대전화로 대출회사, 경찰 등에 전화하면 자동적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된다. 이때 보이스피싱 일당은 “기존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변경해 주겠다”고 속인 후 대출 변경 조건으로 기존 대출금 일부 상환을 요구하거나 인지세·공탁금을 받아 챙겼다.
부산경찰청은 22일 ‘보이스피싱 척결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보이스피싱을 강력범죄에 준해 엄벌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수사력을 집중한다. 경찰은 전담팀을 기존 1개 팀에서 2개 팀으로 증원하고 사이버수사대 1개 팀도 메신저 피싱 전담팀으로 지정해 수사한다. 또 강력팀 형사들을 범인 검거에 투입한다. 특히 금융기관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전방위적인 예방·차단 시스템을 구축하고 연령대별 맞춤형 보이스피싱 예방책을 발굴해 홍보할 예정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한때 보이스피싱은 주요 범죄로 인식되지 못했으나 최근 들어 일상생활을 저해하는 범죄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며 “범인을 잡더라도 피해 회복이 쉽지 않아 예방이 중요하다. 금융기관 등과의 공조 시스템을 구축해 보이스피싱을 뿌리 뽑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형 기자 moon@busan.com
[출처: 부산일보]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0092218553406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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