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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대출 이자 순식간에 300만원 올라…월세랑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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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68회 작성일 21-11-0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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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월급은 그대로지만 매달 나가는 이자가 늘어난데다 물가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눈에 띄게 부담이 늘어난 부분은 대출이자와 장바구니 물가다. 허리띠를 졸라맬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난감한 처지가 됐다. 실제 이러한 사례는 주변에서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직장인 박수진(가명)씨는 A은행에서 아파트 전세대출 3억원을 이용하고 있었다. 매달 이자로 62만5000원(금리 2.5% 적용)을 내고 있었지만, 최근에 대출을 연장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대출 금리가 3.5%로 변경되면서 매달 이자가 87만5000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월별로는 25만원, 연간으로는 300만원의 부담이 추가됐다. 박씨는 "계란 한판 가격은 최근 7200원대로 뛰었고, 라면 우유 과자도 가격이 줄줄이 올라 장보기가 무서울 지경인데 대출이자까지 올라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집 없는 것도 서러운데"…높아지는 금리에 '한숨'

신규 대출자도 높아진 금리를 체감하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에서 전세 대출을 받은 박기용(가명)씨는 3억원의 전세대출에 대해 최종 3.42%의 금리를 적용 받았다. 이는 △급여이체 △적금 10만원 △신용카드 50만원 △전자계약 조건을 다 넣어 우대금리 0.9%포인트를 모두 반영한 금리다.

박 씨는 "전세대출에 모든 우대금리 조건을 포함하고 중도상환수수료 0.7%도 부여된 조건"이라면서 "신용점수도 950점대로 높은 수준인데도 거의 신용대출 금리처럼 높은 금리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매달 돈들이 빠져나가는 걸 감안하면, 전세로 살면서 내 집 마련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새로 살림을 꾸리면서 집을 구하는 신혼부부들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내년 9월 결혼을 앞둔 김미영(가명)씨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의 2억5000만원짜리 빌라를 전세로 구했다. B은행에서 2억원까지 전세대출을 받을 예정인데, 대출금리는 3.4%로 안내를 받았다. 그는 "아파트는 꿈도 못 꾸고 간신히 빌라를 구했지만, 관리비까지 포함하면 한달에 80만원이 나갈 판"이라며 "나가는 돈만 놓고 보면 전세가 아니라 월세랑 다를바 없다"고 호소했다. 

시장금리가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면 오르면서 전세대출 금리가 급격하게 치솟고 있다. 여기에 최근 물가도 3%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서민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번달 추가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을 끌어모아 집을 마련한 이들은 물론이고, 세입자로 살고 있는 서민들까지 이자상승의 부담을 고스란히 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KB국민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신규코픽스 기준으로 3.33~4.33%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연 3.11~4.01%, 하나은행은 연 3.19~4.49%로 상단 기준 4%를 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 대출금리 상승세에 속도가 붙고 있다"며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은 3.6~4.6% 수준으로 올랐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세대출 금리가 2%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새 금리가 급격하게 오른 셈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5월부터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지속하다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했다. 시장에 추가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시장금리가 상승, 전세 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테이퍼링(조기 긴축)에도 반응하면서 시장금리가 계속 올라서 자고나면 금리가 오른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전세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사실상 모든 차주들이 이자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비자물가, 약 10년만에 3%대…"내년 기준금리 1.50%까지 오를 듯"

여기에 전세금까지 오르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서 전세를 알아보고 있는 박기준(가명)씨는 올라온 매물에 깜짝 놀랐다. 전용면적 75㎡(약 27평)의 가양우성아파트는 6억5000만원, 6억8000만원에 매물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지난 7월엔 3억1500만원으로 전세가 체결됐지만, 4개월여만에 두배 가량 오른 셈이다.

전세 대출도 최대 한도를 받아야 하는터라 박 씨는 답답한 마음이 크다. 그는 "3억원짜리라면 2억4000만원 대출을 받아 월 50만~60만원 정도 부담하면 되지만, 필요한 대출금이 5억원으로 늘어나는 데다 현재 3%대 이자를 감안하면 월 150만원으로 주거비만 3배 가량 늘어나게 되는 셈"이라고 따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 물가는 3.2% 오르면서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6개월 연속 2%대 고공행진을 지속한 데 이어 3%를 넘긴 것이다. 국제유가 상승에 지난해 통신비 지원 정책에 따른 기저효과가 맞물린 영향이다. 식료품 가격도 상승했다. 축산물의 경우 13.3% 올랐는데, 이는 달걀(33.4%)·돼지고기(12.2%)·국산 소고기(9.0%)·수입 소고기(17.7%) 등이 일제히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10월 집세는 1.8% 상승하면서 오름 폭이 확대됐다. 특히, 전세는 전년 동월 대비 2.5% 올라 2017년 11월(2.6%)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월세는 0.9% 올랐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면서, 물가 안정 책무가 있는 한국은행이 이번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지난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근 공개된 10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낸 위원들(임지원·서영경) 뿐 아니라 다른 위원들도 물가 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금리인상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현재 0.75%인 기준금리는 1% 중반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가 2% 내외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한국은행의 추가적인 정책정상화(금리인상)를 뒷받침한다"며 "내년 말 금리는 1.5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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