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에 사지로 몰리는 저신용자…저축銀, 저신용자 취급 비중 1%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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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74회 작성일 22-02-08 09:35본문
고·중신용자에 밀리고 담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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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저신용자들이 제2금융권에서도 내몰리고 있다. 은행권 대출 규제 풍선효과로 고·중신용자들이 저축은행 등으로 이동하고, 급전을 조달했던 대부업체의 신용대출도 담보대출로 전환되고 있어 저신용자들의 자금 조달이 더 힘들어지고 있다.
7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업계 1,2위 저축은행의 대출 취급액 중 저신용자 취급 비중이 지난해 말 처음으로 1% 미만을 기록했다.
자산규모 기준으로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상품인 ‘직장인 대출’ 취급액 중 신용점수 600점 미만(NICE 기준) 저신용자 비중은 작년 12월 기준 0.31%로 집계됐다.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의 ‘마이너스OK론’의 저신용자 취급 비중도 0.99%로, 1%를 넘기지 못했다.
지난해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인하돼 고·중신용자 대출이 몰린 데다가, 정부의 대출 총량 규제가 이어지면서 저신용자들의 대출 문이 닫히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요구한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작년 21.1%에서 올해 각 사별로 10.8∼14.8% 수준으로 축소됐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밀려난 고신용·중신용자들이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게 되면 대출 총량 규제를 지켜야 하는 저축은행으로서는 기존 저신용자들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신용자들의 마지막 보루인 대부업계도 저신용자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6월말 기준 대부업계 대출잔액(14조5141억원) 가운데 담보대출 비중이 51.9%를 차지해 처음으로 신용대출 비중(48.1%)을 넘어섰다. 대부업의 담보대출 비중은 2018년 말 32.2%, 2019년 말 44%, 2020년 말 49.3%를 차지하며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담보대출 비중이 늘고 신용대출 비중이 줄었다는 것은 담보가 없는 저신용자 대출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부업은 저신용자에게 빠르게 소액 대출을 해주는 것이 장점이었는데,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서 업체들이 신용대출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게 되면서 담보대출을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담보 제공 여력이 없어 제도권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저신용자들은 불법 고금리 사채업자를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해 ‘법정 최고금리 인하의 영향과 정책과제’라는 보고서에서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심사 강화로 저신용자들이 합법적인 대출시장에서 이탈하는 경우 불법 대출이나 대출사기의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거나 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는 등의 정책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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