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숨통 트이려나"…마통 한도 늘고 주담대 금리도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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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25회 작성일 22-03-07 13:44본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대출 수요 감소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소폭 하락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자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인 채권 쪽으로 몰렸고, 그 결과 채권값이 급등하면서 시장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이 잇달아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대출 금리는 크게 내리지 않았지만, 작년 한창 고삐를 조였던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한도를 대거 풀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지난해 말 이후 수개월째 감소하면서 대출 총량 관리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KB국민은행은 최근 내부 회의를 거쳐 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신규 코픽스(COFIX) 기준 변동금리(아파트 담보·신용 1등급·대출 기간 5년 이상)의 경우 현재 3.67~5.17%에서 3.47~4.97%로 0.20%포인트 낮아진다. 신잔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도 3.57~5.07%로 0.20%포인트 낮아지고,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 역시 3.75~5.25%로 0.10%포인트 하향 조정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자금 실수요자들의 금융 부담을 덜어주고자 한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기로 했다. 다만 금리 인하로 대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어 한 달간 한시적으로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7일부터 한도거래방식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상품의 최대 한도도 늘린다. 전문직군 대상 상품(KB닥터론·KB로이어론 등) 한도가 최대 1억5000만원으로, 일반 직장인 대상 상품(KB직장인든든신용대출·KB급여이체신용대출 등) 한도도 1억원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9월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일괄적으로 5000만원까지 낮춘 지 6개월 만에 복원한 것이다.
우리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21일 연 4.04~5.75%에서 이달 4일 3.96~5.67%로 약 2주 만에 0.08%포인트 하락했다. 그날그날 시장 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도 3.83~4.84%에서 3.79~4.80%로 0.04%포인트 내렸다. 신한은행 혼합형 주담대 금리도 2주 만에 0.04%포인트 떨어졌다.
가계대출은 최근 수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5조9373억원으로, 1월 말(707조6895억원)보다 1조7522억원 줄었다. 두 달 연속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이 추이대로라면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도 역대 최초로 3개월(작년 12월~올해 2월) 내리 뒷걸음쳤을 가능성이 크다.
다른 은행들도 한도 제한부터 풀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월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2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린 데 이어 지난달 25일에는 다시 2억5000만원까지 대폭 올렸다. 하나은행은 일찌감치 1월 말 대표 신용대출 상품 '하나원큐신용대출'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에서 지난해 8월 이전 수준인 1억5000만원으로 되돌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채권 시장 금리가 떨어진 영향도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혼합형 주담대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신용등급 AAA 은행채 금리는 지난달 21일 2.799%에서 지난 4일 2.702%로 0.1%포인트가량 내렸다.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도 0.02%포인트가량 하락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는 은행채 시장 금리를 따라 움직인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직전 3영업일간 은행채 금리 평균에 따라, 국민은행은 전주 목요일 은행채 금리에 따라 대출 금리를 결정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전까지 채권 금리는 미국 중앙은행 통화 긴축 우려에 상승세를 지속해왔다. 김형리 NH농협은행 수석WM 전문위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최대 7번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최근 전쟁 이슈로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채권 금리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혜순 기자 / 신찬옥 기자]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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