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집 속 수상한 기계… 070→010 바꿔주는 보이스피싱 변작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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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90회 작성일 22-10-19 15:23본문
인터넷 전화번호 앞자리 ‘070’을 휴대전화 번호 앞자리 ‘010’으로 바꿔주는 변작 중계기가 보이스피싱 등 전화금융사기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010’ 번호로 걸려 오는 전화를 비교적 의심 없이 쉽게 받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두 달간의 특별 단속을 통해 전국에서 중계기 총 9679대를 적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달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와 피해액은 각각 1289건과 316억원을 기록했는데, 피해액의 경우 2018년 6월(286억원) 이후 4년 3개월 만에 나온 최소치다. 경찰은 앞선 중계기 단속 효과가 피해액 감소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계기는 ‘070’ 번호를 ‘010’으로 바꿔주는 장치다. 통상 ‘070’ 번호로 전화가 걸려 올 경우 사기나 스팸일 것으로 생각해 받지 않지만, ‘010’의 경우 용건을 가진 타인의 연락이라고 여겨 받는 사람이 많다. 번호 변작은 바로 이 심리를 악용한 대표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이다. 흔히 알려진 ‘엄마 나 휴대전화 액정 깨졌어’ 등의 사칭 문자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중계기를 은닉하는 방법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원룸과 모텔 등 주거지에 설치하는 것이 대세였다. 그러나 발각되는 사례가 늘자 산 중턱이나 폐건물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연결해 설치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배터리를 연결한 후 땅속에 파묻거나 건설 현장 배전 설비함을 활용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건축 중인 아파트 환기구 내부, 아파트 소화전, 도로 충돌 방지벽 옆 수풀, 심지어는 야외에 설치된 개집 안에서도 중계기가 발견됐다. 차량·오토바이에 중계기와 배터리를 싣고 다니거나 가방 안에 숨긴 채 지하철로 이동하는 일명 ‘인간 중계기’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 대부분이 전화금융사기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지금은 10년 전과 완전히 다르다”며 “번호 변작, 악성 앱 설치 등 최첨단 통신 기술이 동원되고 있어 모르면 당할 수밖에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은 지난 8월 말부터 이달 말까지 중계기를 찾는 2차 특별단속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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