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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증권회사의 해외 현지법인 신용공여(대출) 규제를 완화한다. 증권사의 글로벌 진출에 힘을 실어주고 현지 사업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다만 급변하는 환율 상황 등을 감안해 규정 개정은 시점은 재논의하기로 했다.
30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제3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9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해외 법인에 대한 대출 문제를 논의한 끝에 신용 위험값 규제를 풀어주기로 의견을 모았다. 해당 종투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9개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종투사의 해외 법인 대출 규제를 완화해 대출 등 투자여력을 높여주기로 가닥을 잡았다"며 "다만 최근 환율이 급등락하고 있어 이에 대한 검토 후 규정 개정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투사는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해외 법인을 통해 현지에서 대출을 할 수 없었다. 자금 세탁 용도 등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종투사 해외 법인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사업에 차질이 생긴다는 비판이 나오자 자본시장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9개 종투사도 해외 법인에 자금을 빌려줄 수 있게 됐다.
업계의 숙원사업이 해결됐지만 세부 규제로 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현행 감독 규정 상 증권사가 국내 법인에 자금을 빌려줄 때는 대출금에 대한 신용 위험값을 10~20%만 설정하는데, 해외 법인에 대해서는 100%로 설정해야 한다. 해외에서 대출을 해주면 국내 대출에 비해 최소 5배에서 10배까지 높은 위험값을 적용하기 때문에 해외 법인은 실제로 대출을 많이 해주기 어려운 구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여력이 5~10배까지 차이 날 수 있기 때문에 해외 법인의 현지 대출은 키우고 싶어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해외법인의 현지 대출은 NCR(순자본비율) 계산시 100% 차감하는 항목이라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NCR은 위험값을 반영해 계산하기 때문에 위험값이 높을수록 비율을 떨어뜨린다. 감독규정 상 모든 증권사는 NCR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NCR이 낮은 증권사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지 법인에 대한 대출을 늘리기 어렵다.해외 현지법인의 자본여력이 충분하고 NCR이 높은 회사라면 신용위험값에 대한 부담 없이 대출을 해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들은 자금 조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해외진출을 활발히 하고 있고 해외에서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원을 하는 차원에서 신용위험값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라며 "정확한 규제 개선 시기 등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는 총 14개국에 진출해 55개의 현지법인을 포함해 총 69개의 해외점포를 운영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이 12개의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투자증권(9개), NH투자증권(6개), 신한금융투자(5개), 삼성증권(3개) 등의 순이다.
출처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113015041496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