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이자 빠져나가는 날이 무섭다”…전세영끌족 한숨 [매부리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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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24회 작성일 22-11-24 15:54본문
“이럴 줄 알았으면 좀더 싼 곳으로 골랐죠. 매월 1일(대출금 갚는 날)이 오는게 두려워요. 이사가고 싶어도 제가 최고가에 전세들어온거여서 집이 안나갈거에요. 앞으로 2년을 어떻게 버티죠”
직장인 김모씨(35)는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올해 초 결혼한 김씨는 신혼 첫 집으로 신축 아파트 전용 59㎡(25평)에 전세로 들어갔습니다. 동네 구축 아파트는 2억 가량 저렴했지만 신혼인만큼 깔끔한 새집에서 시작하고 싶었어요. “전세 대출이 잘나아고 금리가 저렴해서 부담없었어요. 신축에도 살아보고 싶었고요.” 하지만 여름들어 금리가 치솟더니 지금은 5%대에 육박합니다. 금리가 두배 가까이 오른 것이지요. 게다가 김씨가 거주하는 아파트는 전셋값이 추락해 같은 면적 전세가가 2억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남편이랑 돈모아서 2년뒤에는 내집마련하자고 했는데 전세대출 이자 내느라 돈을 못모을 것 같아요. 이사가고 싶어도 어떤 사람이 이렇게 비싼 전세집에 들어오겠어요.”
전세대출 금리가 치솟고 있습니다. 주택을 매수한 ‘영끌’(있는 돈을 최대한 끌어씀)도 문제지만 낮은 전세대출 금리 덕분에 최대한의 전세대출을 받은 ‘전세 영끌족’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전세대출 금리가 올라서 오히려 월세보다 더 손해인 경우도 있고, 중간에 이사를 가고 싶어도 주변 전셋값이 떨어져서 이사도 못나가기 때문입니다.
직장인 양모씨는 “지금 주변 전세가 3억이나 떨어졌다. 이 금액이면 전세대출 없이 들어갈수 있는데, 아까워죽겠다”면서 “빨리 전세가 만기돼서 재계약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전세가는 추락하고 있어요.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80.4에서 78.4로 지수 80이 무너졌습니다. 부동산원이 수급지수 조사를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10년4개월 만에 최저입니다. 금리 인상으로 월세 수요가 늘고, 신규 이동수요 감소로 전세를 놓기 어렵게 된 집주인이 가격을 낮춰서라도 재계약으로 유도하면서 시장에 전세물건이 쌓이고 있습니다.
전세가가 높은 지역일수록 하락폭이 큽니다. 주로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곳 위주로 ‘전세폭락’ 폭탄이 터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서울 강남의 경우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 6월만 해도 22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습니다. 그러나 최근엔 호가가 13억원대로 떨어졌고 12억5000만원 급전세 매물도 있습니다.
그 외에 검단, 여주, 천안 등 입주 물량이 넘치는 곳들은 ‘국평’(84㎡) 전세 매물 1억원대도 보입니다. 당초 분양가 3억원대 전세를 예상했지만 금리 인상으로 전세가가 2억대로 내려앉더니 급급매물은 1억원대까지 나오는 실정입니다.
전세영끌 수요자들은 대부분 변동금리를 택합니다. 6개월이 지나면 새로운 금리가 적용되는데, 요즘처럼 자고나면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는 이자 부담이 늘어날수밖에 없습니다. 국회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전세자금 대출 현황에 따르면 은행권 변동금리형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작년 말 기준 151조5000억원으로 전체 162조원의 93.5%를 차지했다. 전세대출자 94%가량이 변동금리를 택한다는 뜻입니다.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 됩니다. 오늘도 인상하면 사상 첫 6차례 연속 인상으로 2012년 7월 이후 10년 4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올라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전세대출, 주택담보대출 금리 모두 인상됩니다.
전세대출 금리는 연말 8%대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시중은행 변동형(신규코픽스 기준)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5.21~6.64%입니다. 지난해 6월 중순만 해도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3% 후반 수준이었습니다. 1년 반 만에 은행권에서 5%대 변동형 주담대를 이용하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연내 곧 상단 금리가 7%대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변동금리를 선택한 전세대출 이용자들은 6개월 혹은 1년마다 새로운 금리가 적용됩니다. 전세대출은 2년으로 전세계약 기간내에 인상된 금리를 적용받게 됩니다. 문제는 중간에 이사를 나나고 싶어도 나갈수 없다는 점입니다. 주변 전셋값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어서,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집값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내집 마련’의 타이밍을 보고 있던 실수요자들도 애가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주부 하모씨는 “집값이 떨어지면 집 사자고 우선 전세로 들어왔는데, 문제는 전세가 안나가서 집을 못사고 있다”면서 “전세가 나가면 보증금으로 집을 사려고 했는데 세입자를 못 찾고 있다”고 발을 동동 굴렸습니다.
새로 전월세를 구해야하는 수요자들도 걱정입니다. 앞으로 신규 대출 계약을 하게 되면 전세대출은 5~7%대가 될텐데, 이를 고정금리로 해야할지, 변동금리로 해야한다면 6개월을 적용할지 12개월을 적용할지 고민입니다.
결혼을 앞둔 직장인 최모씨는 “내년에는 금리가 정점을 찍는다고 하던데, 예측을 잘해야하는데 어떤게 옳은 판단일지 확신이 안선다”면서 “월세로 갈지, 전세로 갈지, 집값이 떨어진 이때 집을 사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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