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알바몬 보고 취업했는데”…2030도 보이스피싱 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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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74회 작성일 23-01-05 10:29본문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황서율 기자]지난달 26일 김모씨는 교차로 신문에 올라온 경리 채용공고를 보고 취업을 했다가 덜컥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됐다. 김씨는 공사비 명목으로 불상자로부터 돈을 전달받아 계좌로 보내는 일을 했다. 30대 조모씨는 지난달 29일 취업알선 애플리케이션(앱) 알바몬을 통해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사무 보조 업무를 하면서 돈을 전달했는데 이후 경찰로부터 보이스피싱 전달책이었다며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연말, 연초 구직 광고를 통해 취업한 후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은 전화로 신용카드 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이를 범죄에 이용하는 전화금융사기 수법이다.
피해액 3년 새 4500억원↑…단순 운반책도 '사기 방조'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2030 세대들이 자신도 모른 채 범죄에 가담되는 경우가 종종 수사 대상에 오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구인 광고를 보고 취업을 했다가 자신도 모른 채 보이스피싱에 가담돼 조사받는 경우가 있다"며 "대다수는 고수익 자체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017년 2470억원, 2018년 4040억원, 2019년 6398억원, 2020년 7000억원으로 해마다 늘어났다. 3년 새 4500억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인지 여부 ▲피해 정도 ▲사회적·경제적 피해 등을 고려해 처벌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사기죄로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단순 운반책은 사기 방조죄에 해당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020년 패션브랜드 관련 회사에 취업한 외국인 교환학생은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징역 10월형을 선고받았다. 이 학생은 물건을 한 번 전달할 때마다 10만원에서 20만원의 수당을 준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구인 광고에 혹해 수거책 역할을 시작했다. 그는 2020년 6월부터 한 달 동안 4명의 피해자로부터 4780만원 받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했다. 법무법인 나란 서지원 변호사는 "피의자 범죄 인지 여부와 반복적인 업무 수행 등을 많이 고려한다"면서 "구인 글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중개사이트에서 현장을 가봐야만 실제 존재 여부를 알기 때문에 이를 모두 관리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경각심 가져야…구인·구직 사이트 사업자 명의 확인 필요"
전문가들은 평상시 경각심을 갖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최근 보이스피싱은 중소기업처럼 조직화하는 성향을 보인다"며 "취업을 했을 때 합리적인 기준에서 이득이 과하다고 판단되면 그만두겠다는 의사표시를 빨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늘 갖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도 "구인·구직 사이트의 경우 도덕적 책임 의식을 갖고 회사의 사업자 명의 등을 확인해 광고를 내야 할 것 같다"면서 "시민들 역시 출처가 불분명한 돈을 전달하거나 발견되면 이를 신고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보이스피싱범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분위기 때문에 범죄가 계속 일어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회는 보이스피싱 범죄 처벌 강화 움직임을 보인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2월 보이스피싱 범죄 처벌 규정을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현재 정무위원회에 회부돼 내달 상임위원회에 상정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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