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3%대 초읽기?…고정 이자율 대출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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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75회 작성일 23-02-13 15:45본문
#지난해 말 신혼집을 사기 위해 3억3000만원을 빌린 김 모(43세,남)씨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안내 문자만 보면 속이 편치 않다. 김 씨는 지난해 말 우대금리를 적용받고 6%대에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았는데, 은행 변동형 금리가 4% 초반까지 하락하면서 손해를 봤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 씨는 “정부 말만 믿고 고정금리를 선택했는데 대충 계산해도 월 이자만 30만원 더 나가는 것 같다”며 “변동형으로 갈아타자니 중도상환수수료가 아까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3%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투자)’의 숨통이 틔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기존 대출자, 특히 고정금리 대출자들은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분간 대출 금리는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고정금리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더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 수준은 4.28~6.40%, 고정형은 4.20~6.21%다.
특히 올해 1월 초 최고 8%를 돌파했던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불과 2개월도 채 안 돼 1.71%포인트(p) 급락했다. (1월 6일 기준 연 5.08~8.11%) 인터넷 은행에서는 3% 주담대 상품도 등장했다.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혼합형 상품 금리는 3.98~4.98%다. 카카오뱅크 주담대 혼합형 상품도 연 4.508~5.059%로 3% 진입이 시간문제다.
주담대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한 이유는 은행 대출 금리와 연계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예대금리차 확대에 따른 ‘이자 장사’를 비판하는 금융당국의 경고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시중 은행들이 스스로 가산금리를 조정해 대출금리는 물론 예금금리 역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3.5%)를 넘지 못하는 이례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당장 고정금리 대출자는 울상이다. 지난해 말부터 은행 대출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향후 더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해 많은 주담대 차주들이 고정금리로 갈아탔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대출 이자 부담 심화 우려에 대환 대출을 독려해왔는데 한 달 만에 상황이 급반전한 것이다.
고정금리 비중은 최근 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예금은행 대출(신규취급액) 고정금리는 43.2%로 집계됐다. 202년 3월 말 이후 최고치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10월 말 29.0%에서 11월 말 36.8%로 7.8%p 급등하더니 12월 중에도 대폭 뛰었다. 신용대출을 고정금리로 받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대부분 주담대 차주들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갈아탈 수도 있다. 그러나 중도상환수수료가 만만치 않다. 통상적으로 은행은 주담대 차주가 대출 실행일로부터 3년 안에 갚거나 갈아탈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를 받고 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금의 1%대 수준이다. 3억원의 주담대만 이용해도 중도상환수수료가 300만원이 넘는다.
대출 금리는 당분간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변동금리도 고정금리를 따라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반영해 6개월마다 한 번씩 바뀐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의 자금조달 수단인 예·적금과 은행채 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기준금리는 0.25%포인트(p) 상승에 그치고, 은행채 금리가 내림세를 타고 있어 2월 코픽스도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 고정금리를 선택한 차주들은 억울한 상황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변동금리가 유리한 국면인 만큼, 금리 추이를 살펴보면서 신중히 실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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