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의 꼼수대출 방지 규정, DSR엔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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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78회 작성일 23-09-07 14:06본문
'과도한 만기확대' 막고있어
실질적 대출한도 정하는 DSR
당국, 꼼수막을 규정 검토
대출 한도 늘리려 만기확대
50년 만기 주담대까지 나와
금융당국이 대출 만기를 늘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회피하는 행위를 포괄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DSR과 같은 취지의 제도인 총부채상환비율(DTI)에는 포괄적 방지 조항(적용 회피 방지 조항)이 이미 도입됐는데, 이를 DSR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이다.
그간 DSR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대출 만기를 40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주로 거론됐는데, 이에 비해 포괄적 방지 조항은 규제 우회를 폭넓게 차단할 수 있어 시장이 과열될 경우 억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 같은 내용의 은행감독업무 시행세칙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세칙의 DTI 관련 조항에 '대출 가능 금액 확대를 위해 합리적인 근거 없이 대출 만기를 과도하게 장기로 운영하는 대출'을 DTI 적용 회피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취지로 도입된 DSR에는 관련 조항이 없어 최근처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대출 한도 규제를 회피하는 데 악용되는 것을 방치하고 말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대출 창구에서 한도를 늘리기 위해 초장기 주담대를 먼저 권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DSR에도 DTI와 같은 포괄적 방지 조항이 있었다면 은행이 이 같은 영업에 나서지 못했을 것이고, 가계대출 증가세도 억제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DSR에 포괄적 방지 조항이 없는 상황에 대해 당국 고위 관계자는 "DSR이 처음 도입되던 당시에는 개별 차주의 대출 한도에 영향이 크지 않았던 탓에 포괄적 방지 조항을 적용할 필요가 없었다"며 "이후 DSR이 가계대출 한도를 좌우하는 제도로 성장한 만큼 포괄적 방지 조항의 필요성을 살펴볼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당국 고위 관계자는 "대출 종류를 따지는 DTI에 비해 모든 원리금 상환액을 따져 본다는 DSR의 특성상 애초에 회피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많았다"며 "도입 초창기에 은행 주담대의 최대 만기가 30년 수준이었던 점도 지금과 큰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도입 초창기 DSR은 은행 차원에서 DSR이 높은 대출 비중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는 포트폴리오 관리 형태였다. 이후 단계적 확대를 거쳐 지난해 7월부터는 총 대출액 1억원을 초과하는 차주의 대출 한도를 직접 제어하는 형태로 자리 잡았다. 공교롭게도 은행들이 만기가 40~50년에 달하는 초장기 주담대를 내놓기 시작한 것도 지난해부터였는데, 올해 들어 부동산 경기마저 회복 조짐을 보이자 이 같은 상품들이 가계대출 폭등의 주범으로 지목되기에 이르렀다.
현재 주로 거론되는 대책은 DSR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만기를 50년까지 허용하는 것에 비해서는 대출 억제 효과가 있지만, 주담대 평균 상환 기간이 7년여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DSR 제도의 실효성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DTI처럼 포괄적 방지 조항을 도입할 경우 대출 시점에 설정한 만기보다 실제 상환 기간이 짧은 대출이 과도하게 많은 은행을 문제 삼는 등 조치가 가능해질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보고 있다.
최근 DTI의 실효성이 많이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DSR에 포괄적 방지 조항을 담는 일이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상환 액수를 따질 때 DSR에 포함되는 항목이 더 많아 실질적으로 대출 한도를 정하는 것은 DSR인 경우가 대부분인 탓이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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